Coffee Time >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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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가 내려앉고 굴뚝에 연기가 오르고

노오란 불빛이 새어 나오는 집을 바라보니

성탄절 추억이 떠오른다.

학창 시절의 성탄절은 

마냥 들떠 마음 설레였고 

그시절 촌스러운 전구 불빛은

할머니 품처럼 따스했다. 

동네 골목에는 미끄러지지 않게 연탄재가 널려있고

목도리를 감아 매고 웅크리고 걷는 사람들의 모습들...

언젠가 쌍문동의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담은

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시청했다.

동네 담뱃가게, 빨간 우체통, 공중전화 부스, 

반공·방첩 포스터, 옛날 대중목욕탕, 

그리고 어디에서 소품들을 마련했는지 

금성 TV, 냉장고, 카세트 전축, 호마이카 밥상, 

삼양 라면 봉지, 인스턴트 커피 등...

무엇보다도 식구들과 이웃의 감동 있는 이야기는 

인상 깊었다.

창밖으로 새어 나오는 그 노오란 불빛은 

참으로 따뜻했다.

나이 들어 예전처럼 괜히 들뜨지는 않지만

올 크리스마스에는 이웃과 함께 따뜻한

커피 한잔하면서 옛날이야기 나누고 싶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