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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박사]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춰 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 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 전문

 

이 시는 이성선의 시집 『빈 산이 젖고 있다』(1991)에 실려 있다. 이 시는 별과 꽃이라는 쉽고 친근한 소재를 통해서 서정적인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별에서 시작하여 사람으로 그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제1~2연에서는 의문형으로 3~4연에서는 소망형으로 구조적 유사함을 유지하고 있다. ‘있을까, 갖고 싶다’의 반복을 통해 운율감과 소망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시적 화자는 외롭고, 괴롭고, 쓸쓸할 때 자신을 위로하고 달래줄 수 있는 별과 꽃 같은 존재를 소망하고 있다.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존재, 즉 맑고 따뜻함으로 자신을 정화시키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존재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의 별은 언제나 누군가의 벗이 되는 존재이다. 별과 같은 사람이란 누구에게나 벗이 되어주며, 자신의 마음을 반추해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주는 그런 존재이다. 시의 1~2연에서 화자는 ‘~이 될 수 있을까’라고 설의법을 사용하여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 설의법의 문장을 취하는 것은 흔히 자신이 바라는 소망을 강조하기보다는 부드럽고 소박한 형태로 드러내려는 의도를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사람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기 전에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1~2연에서 자신이 되고 싶어 했던 존재가 사실은 자신이 소망하는 존재였음을 보인다. 셋째 연의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이 아니고 자신의 마음속에 떠 있는 별이다. 또한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별이 아니라 세상 안에 존재하는 별이고, 자신의 마음속에서 반짝이는 별이다. 넷째 연에서는 별의 속성을 사람의 속성으로 치환시켜 별빛 같은 눈동자라는 이미지를 단순한 별빛이 아닌 맑은 마음씨와 환한 성격으로 화자를 감싸 안아 주는 성격임을 드러내고 있다. 화자의 아픔은 그를 통해 해소된다는 것이다. 그는 화자의 상처를 치유할 뿐 아니라, 화자를 새롭게 거듭나게 하는 역할까지 하는 존재이다. 

이 시를 읽으면 ‘사랑하는 별 하나’같은 사람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마음에 위안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 한 사람쯤 갖는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모두 그런 사람을 원하면서도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모두가 대접만 받고 싶은 이기심을 지닌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야흐로 봄이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다 보면 여의도엔 어느새 잎을 틔우는 버드나무 연녹색이 눈에 감겨오고 산수유 노란 꽃망울도 눈에 아른댄다. 이 봄엔 마음의 위안이 될 수 있는 사랑하는 별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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