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 교회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 탄생… 시카고 출신 ‘레오 14세’ 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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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뉴스캡처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인이 교황에 선출됐다.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은 133명의 추기경 중 최소 89표, 즉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는 교황명으로 ‘레오 14세(Pope Leo XIV)’를 택했다.
현지 시각 5월 8일 오후 6시 7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자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새 교황 선출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등장한 최상급 추기경이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라틴어로 “우리에겐 새 교황이 있습니다!”—을 외치며 프레보스트의 라틴어 이름과 새 교황명을 공식 발표했다.
새 교황은 대성당 발코니에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길 바랍니다”라는 첫 마디를 전한 뒤, 자신은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출신이지만 무엇보다 “모든 이와 함께 걷는 그리스도인이자 주교”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어로 발언을 시작했으며, 이후 오랜 선교 활동과 주교 시절을 보낸 페루를 의식해 스페인어로도 말을 이었다.
사진.글로벌뉴스캡처
시카고에서 페루까지, ‘레오 14세’의 길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프레보스트는 스페인계 어머니와 이탈리아-프랑스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베테랑이다. 그는 1977년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에 입회했고, 1982년 사제로 서품받았다. 이후 1985년부터는 페루로 건너가 수도회 선교사로 활약했으며, 현지 치클라요 교구의 대주교로 봉직했다.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는 2023년 프레보스트를 주교 임명국(전 세계 주교 임명을 심사하는 기관)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이는 교황청 내 가장 중요한 보직 중 하나로 평가된다.
프레보스트는 수도회 수장이자 아우구스티누스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검소함, 공동체 중심의 삶, 복음 전파에 헌신하는 전통을 이어온 인물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출신 교황은 역사상 이번이 일곱 번째다.
사진.글로벌뉴스캡처
교황명 ‘레오’, 사회정의의 메시지 담아
신임 교황이 택한 ‘레오’라는 교황명은 단순한 이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레오’라는 이름은 역사적으로 교회 개혁과 사회정의를 중시한 여러 교황들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19세기 말의 레오 13세는 ‘노동헌장(Rerum Novarum)’을 통해 사회 정의와 노동자의 권리를 천명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맨해튼 대학의 종교학과 학과장인 나탈리아 임페라토리-리 교수는 “이 이름 선택은 사회정의를 중요한 과제로 삼겠다는 메시지”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 방향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 교황 선출 소식은 전 세계에서 즉각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앞에서 “매우 놀랍고도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미국 출신 교황이 나왔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티칸 측과 교황과의 회담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보스트의 고향인 시카고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카고 시장 브랜든 존슨은 SNS에 “교황도 시카고 출신, 멋진 건 다 시카고에서 나온다”며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사진.글로벌뉴스캡처
교황 레오 14세의 즉위는 단순한 국적적 상징을 넘어, 교회가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와 함께 호흡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모든 이와 함께 걷는 주교’라는 그의 선언은 교황청 중심주의를 넘어, 주변부의 신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하는 사목 방향을 예고한다.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의 핵심 규율 중 하나는 “한마음 한뜻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공동체적 삶”이다. 새 교황이 이러한 정신을 어떻게 오늘날 교회 안팎의 문제에 적용할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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