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국경정책에 캐나다인들 '미국행 포기' 확산… "이젠 안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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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과 이민 정책 강화 여파로 인해 캐나다인들의 미국 방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엔 미국 국경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이 구금되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불안과 두려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소셜미디어 발언조차 위험"… 교수들, 학회 참석도 포기
몬트리올 맥길대학교 정치학 교수 아라쉬 아비자데(Arash Abizadeh)는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더럼에서 열리는 학술회의 참석을 취소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남긴 정부 비판 글조차 검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미국행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정권이 나를 어떻게 인식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된 거죠.”
아비자데 교수처럼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 국경을 신뢰하지 못해 입국을 꺼리는 캐나다 학자들과 시민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 하늘길 13.5%·육로 32% '급감'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3월 캐나다인의 미국 왕복 방문 횟수는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항공편 방문은 13.5% 감소,
육로 방문은 무려 32%나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 대해 무역갈등에 대한 반감과 함께, 강경해진 미국 입국 심사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구금 사례도… “정말 감옥 같았다”
최근 캐나다인 자스민 무니(Jasmine Mooney)는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11일간 구금됐다.
그녀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2층짜리 진짜 감옥에 수감됐고, 24시간 넘게 독방에 갇혀 있었다”고 회상했다.
미국 이민 변호사 렌 손더스(Len Saunders)는 “예전 정부에서는 비자 요건이 미달되면 단순히 귀국시키는 선에서 그쳤다”며 “지금은 180도 달라진 분위기, ‘최대치 단속’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DEI 지지자도 타겟 될 수 있어”… 이중국적자도 불안
캘거리대학교 화학과 교수 제니퍼 러브(Jennifer Love)는 캐나다와 미국 이중국적자임에도 불구하고 하와이 학술대회 참석을 포기했다.
그녀는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다양성·형평성·포용(DEI) 정책을 지지해왔다. 트럼프는 최근 DEI 프로그램을 “불법적 차별”로 규정하고 연방 직원 해고까지 지시한 바 있다.
“내가 타겟이 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 같다. 아마 이미 내 이름으로 프로파일링이 돼 있을지도 모른다”고 러브 교수는 말했다.
이란계 캐나다인들 “이젠 미국이 두렵다”… 항공 예약도 급감
이란계 캐나다인 사회에서도 미국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란계 캐나다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둔 토론토 소재 아틀라스 트래블(Atlas Travel)은 “LA행 항공권 예약이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매니저 아진 모하제르(Azin Mohager)는 “이름이나 출생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심문을 받는다”며 “최근엔 SNS 계정 열람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도 공식 경고… “스마트폰 검색·일시 구금 대비하라”
이처럼 미국 국경에서의 예측 불가능한 조치가 이어지자, 캐나다 연방정부는 자국민에 대한 미국 여행 주의 권고를 조용히 강화했다.
정부는 최근 업데이트된 여행 경고 페이지에서 “미국 입국 시 엄격한 검색과 스마트폰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입국이 거부될 경우 일시 구금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제는 미국이 안전하지 않다”… 시민들, 자발적 여행 자제
인터뷰에 응한 아비자데 교수는 “이번 기사에 응하지 않았다면 미국 방문을 고려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단념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은 더 이상 예전의 미국이 아니다.
이제는 누구라도, 이유 없이, 타겟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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