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리뷰] 2025 토요타 4러너 시승기: 전통을 품은 현대적 진화, 여전히 모험을 위한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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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SUV, 4러너가 돌아왔다.
토요타 4러너는 “영원한 SUV”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오랜 시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모델이다. 키 크고 투박하며, 연료 효율도 낮고, 속도도 빠르지 않지만 야외 활동과 모험을 사랑하는 이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5년간 큰 변화 없이 생산된 5세대 4러너는 이제 2025년형 6세대 모델로 바통을 넘겼다.
겉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속은 완전히 바뀌었다. 랜드크루저, 타코마, 툰드라와 같은 TNGA-F 플랫폼을 공유하며, 여전히 바디 온 프레임 구조, 롤다운 리어 글라스, 라이브 리어 액슬을 유지한다. 한마디로 1990년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이들도 낯설지 않을 SUV다.
2025 4러너는 전 모델에 2.4L 터보차저 4기통 엔진을 탑재하며, 상위 트림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i-Force Max)이 적용되어 최대 출력 326마력, 최대 토크 465lb-ft를 낸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화를 이루며, 전통적인 V6 대신 더 강력하면서도 효율적인 심장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하지만 고속 주행 후 변속기 과열 현상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가속 테스트 후 변속기 온도가 높아지며 출력이 제한되고 회복 속도도 더디다. 사막이나 고온 환경에서의 내구성은 아직 의문이다.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최상위 트림 중 하나인 트레일헌터(4Runner Trailhunter). 이 모델은 전방 안티롤바 분리 기능, 전자식 리어 디퍼렌셜 락, 33인치 올터레인 타이어, 고급 댐퍼, 지상고 10.1인치, 각종 언더바디 보호판, 차량 내 공기압 주입기(생산 모델 기준) 등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사양을 갖췄다.
기자는 빅베어 호수 인근 Cactus Flat 고지대 트레일을 선택, 가파르고 좁은 암석 구간을 통과하며 4러너의 오프로드 성능을 직접 체험했다.
저속 오프로드 기어와 디퍼렌셜 락, 카메라 뷰 시스템 덕분에 운전석에서 모든 장애물을 파악하며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4러너의 감성은 여전히 강력하다. 기자는 젖은 수트에 맨발인 채 호텔 로비를 거닐고, 서핑 보드를 뒷유리에 꽂아놓은 모습으로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SUV 감성”의 결정판이자, 4러너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공인 연비는 비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2mpg 향상된 23mpg(약 9.8km/L)로 추정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18mpg(약 7.6km/L) 수준에 머물렀다.
전기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하긴 하나, 배터리 용량(0.9kWh)은 크지 않아 제한적이다. 이 배터리로 인해 화물칸 바닥이 높아져 짐 싣기가 다소 불편하며, 3열 좌석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는 제거되었다.
6세대 4러너의 외형은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아, 기존 팬들에게 거부감은 없지만 가격은 일부 랜드크루저보다 높을 정도로 상승했다. 시승 모델인 트레일헌터는 $60,000 이상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겐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SR5 4WD(기본형) 트림이야말로 “진짜 4러너 정신”을 지닌 모델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자는 “완벽한 파도가 없어도, 바다에 나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로 4러너의 철학을 정리한다. 이 SUV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모험과 자유의 상징이다.
2025 4러너는 현대적인 성능과 편의 사양을 더했지만, 여전히 진흙, 바위, 눈길 위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는 차량이다. 다만 너무 많은 트림과 다양한 가격대는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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